생태도 보호하고 돈 버는 가로수길 만들기
봄에는 꽃, 여름에는 시원한 녹음으로, 가을이면 아름다운 풍경으로, 겨울엔 바람과 추위로부터 보호해주는
가로수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일반적으로 가로수는 다섯 가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첫째, 대기오염 완화 기능입니다. 가로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하며,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 오염 물질을 줄여줍니다.
둘째, 여름철 온도 조절 역할입니다. 가로수는 거리에 그늘을 제공하고 증산작용을 통해 열을 줄여 도심 열섬 현상을 완화합니다.
셋째, 차량 소음과 같은 도시 소음을 흡수하고 분산해주며
넷째, 새와 곤충들의 서식지를 제공해 도시 생태계를 풍부하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초록 잎과 꽃들은 사람들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만족감을 제공해 스트레스를 줄여주며 삶의 질을 향상 시켜 준답니다.
하지만 최근 여러가지 이유로 가로수를 줄이거나 수종을 변경하면서 도시의 부족한 녹지 공간이 점점 더 줄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한 부분이에요.
올 해의 마지막 데이터 스토리텔링에서는 경기도의 가로수 데이터와
2024년 도미니 정책상상 <돈 버는 가로수길 만들기> 보고서를 통해 가로수의 중요성을 다뤄보겠습니다.
가로수는 왜 은행나무가 많을까?
매년 가을을 알리는 대표적인 도심의 가로수는 은행나무입니다.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보며 가을이 왔음을 실감하게 되죠.
하지만 봄철의 벚꽃이 주는 아름다운 꽃비와 달리, 은행나무는 열매의 악취로 인해 민원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많이 심는 이유는 화재에 강하고,
자동차 배기가스와 같은 공해물질을 흡수해 정화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또한 병충해에도 강해 관리하기가 수월하며, 열매의 고약한 냄새 덕분에 야생동물의 접근을 막아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출처 : 가을이면 악취··· 은행나무가 가로수로 쓰이는 까닭은)
https://www.chosun.com/special/special_section/2023/10/16/J5J4QN73NFATDNORCIH4VFK7QE/
그럼 정말 은행나무가 가장 많은 가로수일까요?
산림청에서 공개한 <전국 도시숲 가로수 관리 가로수 현황> 데이터를 보면
은행나무가 전체의 26.3%로 가장 많았습니다.
뒤를 이어 벚나무(왕벚나무 등) 19.8%, 느티나무 9.2% 순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우리에게 익숙한 이팝나무, 버즘나무, 메타세콰이어 등이 있었습니다.
특이하게도 과실수인 밤나무, 모과나무, 무화과나무, 호도나무, 대추나무 등을 가로수로 심은 곳들도 있어,
지역적 특색과 심미적인 요소를 반영하기도 하였습니다.
경기도의 주요 가로수들
그렇다면 경기도는 어떨까요? 경기도에서 공개한 <가로수길 정보 현황>에 따르면
경기도에 가장 많은 곳에 심겨진 가로수는 바로 벚나무였습니다.
벚나무는 봄이면 화려한 꽃으로 거리를 아름답게 하고,
겨우내 실내에 머물던 사람들을 집밖으로 이끌어내는 매력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은행나무와 느티나무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수명을 짧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경기도 가로수길 1,578곳에 심겨진 가로수의 종류는 모두 47종입니다.
그 중 17%인 267개 가로수길은 최소 2종 이상의 가로수를 함께 식재하였는데요,
가장 많은 조합은 「벚나무+은행나무」 조합이었습니다. 「벚나무+은행나무」 조합으로 이루어진 길은
무려 32개 거리로, 봄에는 벚나무의 화려함을 가을에는 은행나무의 수수함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그 외 느티나무 조합이 가장 많았는데요, 느티나무는 총 50개 거리에서 함께 식재되었습니다.
느티나무는 공해와 병충해에 강하고 수명이 길어 가로수로 적합합니다.
또 여름이면 녹음을 제공해 시민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하기도 하죠.
최근 가을 은행나무와 봄철 버즘나무 꽃가루에 대한 민원이 증가하면서
느티나무로 가로수를 교체하는 곳이 있을 정도로 꾸준히 사랑받는 나무입니다.
보호해야 할 경기도의 마을 나무들
경기도는 1981년부터 2021년까지 총 1,162개의 보호수를 지정했습니다.
이 중 지정 해제된 10그루를 제외하고 현재 1,152그루의 보호수가 경기도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요.
보호수란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있는 노목(老木), 거목(巨木), 희귀목(稀貴木 )등으로서
특별히 보호할 필요가 있는 나무입니다.
대개 정자나무나 당산나무, 풍치나무 등으로 불리는 나무들이예요.
보호수는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7조 규정에 따라 지방산림청장, 시·도지사가 선정합니다.
품격은 ‘도나무, 시·군나무, 면나무, 마을나무, 동나무’등으로 나뉩니다.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보호수가 있는 지역은 여주시로 141개가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어서 안성시 123개, 용인시 112개로 상위 3개 시군이 100그루 이상의 보호수를 보유하고 있어요.
이 중 여주시의 경우 141그루 모두 ‘마을나무’입니다.
마을이 관리하고 보호하는 마을나무는 비록 품격은 낮지만 그만큼 마을과 깊은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나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기도의 보호수들은 평균 나이 336살로, 최고 1,337살부터 최저 80살까지 다양합니다.
가장 많은 수종은 느티나무인데요,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최고령 보호수 역시 느티나무입니다. (경기-화성-37)
오랜 시간동안 한 자리에서 마을의 역사를 지켜본 보호수들은
단순히 보존가치를 지닌 노목으로서가 아니라 정서적인 안정감과 마을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해왔다는 점에서 마을의 한 구성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로수 뿐만 아니라 보호수들 역시 마을에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지속가능한 마을을 위한 가로수길의 중요성
올해 여름, 4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로 많은 이들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전세계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요. 도심에 심는 나무 한 그루가 지구도, 마을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2024년 도미니 정책상상에서는 안양시 생태환경교육활동연구소가
가로수길의 경제적 환경적 가치를 평가하는 「돈버는 가로수길 만들기」사업을 수행해 이를 증명하고자 했습니다.
지난 4월부터 진행된 이번 사업은 시민 42명을 활동 참여자로 선정하여
3개 지점(경수대로, 안양대로, 달안로인도)의 310그루 가로수를 조사하였습니다.
또한 공론장을 열어 시민들에게 가로수길과 녹지의 중요성에 대해 알리기도 했습니다.
가로수의 유용함은 너무나 많지만, 특히 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닿는 부분은 당장
올 여름의 더위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안양지역 도시기록연구소 최병렬 대표의 발제에 따르면 가로수가 없을 때 기온 50°,
지면 온도가 43°에 달하던 거리가 가로수가 심어진 후 각각 26°, 20°로 최대 24°까지 떨어지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가로수가 도시 기온에 미치는 영향 - 안양지역도시기록연구소 최병렬 대표>
가로수 몇 그루 만으로도 공기질 개선은 물론 기온까지 떨어뜨릴 수 있으니
공기청정기와 에어컨의 효과를 동시에 누리게 해줍니다. 요즘말로 럭키비키입니다.
녹지의 중요함은 모두가 알기에 공원에 대한 요구는 늘 있어왔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다니는 길에 가로수를 심고 잘 보전하는 일 역시 녹지의 일환이기 때문에 관심있게 지켜봐야 합니다.
안양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생태전환위원회 전종호 위원장은
지속가능한 도시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에너지 효율성, 교통시스템, 녹지공간, 폐기물관리, 스마트기술,
사회적포용성,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꼽았는데, 이 중 녹지공간은 시민 모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활동입니다.
옥상 녹화, 벽면 녹화, 도시 농업, 공원 및 녹지네트워크 구축, 시민참여를 통해 녹지를 늘릴 수 있어요.
도시의 녹지 공간은 시민의 삶을 전반적으로 향상시켜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우울감과 불안감을 해소시켜주는 정신적 건강은 물론, 녹지 속 운동을 통해
비만, 심혈관 질환 예방, 주민들의 커뮤니티 결속력을 강화해 사회적 고립감을 줄일 수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도시 대기질을 개선해 쾌적한 온도를 유지하고, 도시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어 줍니다.
이를 통해 외부인들을 불러모아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도 있어요.
오늘은 경기도의 가로수와 보호수를 통해 경기도에 어떤 나무들이 있는지를 알아보았습니다.
또한 이 나무들을 보호하여 지속가능한 마을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경제적 가치로 풀어보았어요.
올 해도 도미니를 통한 상상력과 궁금증이 살기 좋은 마을,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드는데 앞장섰습니다.
2025년에는 어떤 작은 연구와 정책 상상이 실현될 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2024년 한 해도 마무리 잘 하시고, 2025년 역시 경기도 마을공동체지원센터
데이터 아카이브와 함께 마을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가길 바랍니다.
참고 데이터 :
경기데이터드림 (보호수 현황, 가로수길 정보 현황)https://data.gg.go.kr/
산림청 도시숲 가로수 관리 가로수 현황 https://www.data.go.kr/data/15120900/fileData.do